인기 글

반도체 투자 전략 (낸드플래시, ICMS, AI혁명)

최근 나스닥과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의 급락이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AMD가 17.3% 급락하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4.4% 하락하는 등 반도체 섹터 전반이 조정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조정 속에서도 낸드플래시라는 새로운 투자 기회가 부상하고 있습니다. AI 혁명이 소프트웨어 시장을 파괴하는 동시에 메모리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는 지금, 투자자들은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할까요?

낸드플래시 시장의 재발견과 ICMS의 등장

그동안 AI 혁명의 중심에는 HBM(고대역폭 메모리)이 있었습니다. GPU의 빠른 연산 속도를 뒷받침하기 위해 데이터를 신속하게 전달하는 HBM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디램 시장이 주목받았습니다. 2023년부터 시작된 반도체 사이클에서 HBM만 좋았던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AI 모델 학습, 즉 '사교육'에 집중하던 시기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2025년 1월 CES에서 젠슨 황이 발표한 ICMS(Inference Context Memory Storage)라는 새로운 개념이 게임의 판도를 바꾸고 있습니다. ICMS는 AI가 장기 기억을 유지하기 위한 스토리지 공간으로, 에이전틱 AI 시대에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사용자와의 이전 대화 내용을 기억하거나, 휴머노이드 로봇이 공장에서 작업 위치를 기억하는 등 AI가 현실 세계에서 제대로 작동하려면 장기 기억 능력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장기 기억을 저장하는 KV 캐시(Key-Value Cache)를 위해서는 전원을 꺼도 데이터가 유지되는 비휘발성 메모리인 낸드플래시가 필요합니다. 디램은 휘발성이기 때문에 전원을 끄면 데이터가 사라지지만, 낸드플래시는 데이터를 영구적으로 보존할 수 있습니다. 젠슨 황은 ICMS용 스토리지가 낸드 시장에서 최고 카테고리 아이템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으며, 실제로 올해 전체 낸드 시장의 3%, 내년에는 9%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메모리 종류 특징 AI 역할 대표 제품
디램(HBM) 고속 읽기/쓰기, 휘발성 학습 및 추론 시 고속 데이터 처리 HBM3E
낸드플래시(HBF) 비휘발성, 대용량 저장 장기 기억 및 컨텍스트 저장 SLC, TLC 기반 SSD

특히 ICMS용으로는 일반적인 QLC(원룸 하나에 4비트 저장) 낸드가 아닌, 고성능 SLC(원룸 하나에 1비트 저장) 또는 유사 SLC 방식이 필요합니다. TLC로 제조한 낸드를 SLC처럼 사용하면 읽기/쓰기 속도는 빨라지지만, 용량이 3분의 1로 줄어듭니다. 이는 전체 낸드 공급량 감소로 이어져 가격 상승 압력을 만듭니다. 디램에서 HBM 생산으로 인해 일반 디램 공급이 줄어든 것과 같은 '잠식 효과'가 낸드에서도 발생하는 것입니다.

AI혁명이 소프트웨어와 반도체에 미치는 이중적 영향

최근 시장의 혼란은 AI가 기존 소프트웨어 시장을 파괴하는 '파괴적 혁신' 단계에 진입했기 때문입니다. 구글의 Genie 3 동영상 생성 모델이 등장하자 유니티 소프트웨어와 로블록스가 하루 만에 10~20% 급락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파일럿도 에이전틱 AI 시대에 필요성이 의문시되면서 주가가 10% 하락했습니다. 과거 스마트폰이 디지털 카메라, MP3 플레이어, PMP를 하나로 통합했듯이, AI가 여러 소프트웨어 도구들을 대체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문제는 이러한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위기가 반도체 수요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입니다. 소프트웨어 회사들이 어려워지면 AI 캡엑스(자본 지출) 투자가 줄어들고, 결국 반도체 주문도 감소할 것이라는 논리입니다. 실제로 AMD는 17.3%, 엔비디아는 3.4%, 마이크론은 9.6% 하락하며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4.4% 급락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논리적 모순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한편에서는 AI 캡엑스 투자가 과도하고 ROI(투자수익률)가 나오지 않아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우려하면서, 다른 한편에서는 AI 생산성이 너무 높아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망하겠다고 걱정합니다. 'AI 투자가 과하다'와 'AI가 너무 효율적이다'는 상반된 논리가 동시에 주가 하락의 근거로 사용되고 있는 것입니다.

실제로는 AI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B2C(소비자 대상)보다 B2B(기업 간 거래) 비중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AI 혁명 이전에는 메모리 수요에서 B2C가 60%, B2B가 30%였지만, 2024년부터는 거의 50대 50으로 균형을 이뤘고, 2025년에는 B2B가 65%, B2C가 35%로 완전히 역전될 전망입니다. 이는 하이퍼스케일러(빅테크 기업들)의 AI 캡엑스 투자가 메모리 수요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았음을 의미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Azure 수주 잔고 중 45%가 오픈AI 관련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오픈AI가 어려워지면 마이크로소프트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동시에 오픈AI를 대체할 다른 AI 서비스들이 계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메타는 실적 발표 후 주가가 10% 상승하며 AI 투자 확대 의지를 보였고, 알파벳과 메타 모두 1천억 달러 이상의 AI 캡엑스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케빈 워시 효과와 금리가 반도체에 미치는 영향

최근 시장에 또 하나의 변수로 등장한 것이 케빈 워시입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 거론되는 케빈 워시는 매파적 성향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양적완화(QE)를 선호하지 않으며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것을 우선시합니다. 유동성을 먼저 줄이고 나서 금리를 인하하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금리 상승 압력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반도체 시장에 중요한 이유는 AI 혁명 이후 메모리 수요의 핵심이 B2B, 특히 데이터센터 투자로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데이터센터는 특수 용도 건물로, 건설에 막대한 자본이 필요하며 레버리지(차입)가 많이 사용됩니다. 따라서 금리가 상승하면 데이터센터 건설 비용이 증가하고, 이는 AI 캡엑스 투자 감소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10년물 미국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시중 금리가 올라가고 있습니다. 금리가 높아지면 빅테크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투자 조달 비용이 증가하므로, 반도체 수요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과거에는 반도체 투자 결정에 소비 데이터가 중요했지만, 이제는 금리가 더 중요한 변수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케빈 워시가 실제로 연준 의장이 되더라도 '좌측 깜빡이를 켜고 우회전'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즉, 매파적 발언을 하면서도 실제로는 시장 친화적인 정책을 펼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으며, 정치적 압력에 따라 정책 방향이 바뀔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케빈 워시 리스크는 단기적인 변동성 요인이지, 장기적인 반도체 성장 트렌드를 꺾을 만한 근본적 요인은 아니라고 볼 수 있습니다.

더욱이 AI 캡엑스 투자는 단순한 건물 투자가 아니라, 기술 경쟁력과 직결된 전략적 투자입니다. 금리가 다소 높아지더라도 빅테크 기업들이 AI 투자를 포기할 가능성은 낮습니다. 오히려 경쟁사보다 뒤처지지 않기 위해 투자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메모리 수요의 지속적인 성장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현재 반도체 시장은 1월의 과열된 분위기를 식히는 조정 국면에 있습니다. AMD, 팔란티어 등 주요 종목들이 10% 이상 급락하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지만, 이는 많이 오른 데 따른 자연스러운 조정으로 볼 수 있습니다. 낸드플래시와 ICMS라는 새로운 성장 동력이 부상하고 있으며, HBF(고대역폭 플래시)가 2028년 등장하면 낸드 시장의 고부가가치화가 더욱 가속화될 전망입니다. 단기적으로는 2월 설 연휴와 금리 변동성에 주의하면서 분할 매수 전략을 취하되, 상반기까지는 긍정적인 투자 기회가 열려 있다고 판단됩니다. 소프트웨어가 AI에 잠식되더라도 그 기반은 결국 하드웨어가 지탱한다는 본질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낸드플래시와 디램의 차이는 무엇이며, AI 시대에 왜 둘 다 중요한가요?

A. 디램은 휘발성 메모리로 전원을 끄면 데이터가 사라지지만 읽기/쓰기 속도가 매우 빠릅니다. HBM 같은 고성능 디램은 GPU가 AI 모델을 학습하거나 추론할 때 데이터를 신속하게 공급하는 역할을 합니다. 반면 낸드플래시는 비휘발성 메모리로 전원을 꺼도 데이터가 유지되며, AI의 장기 기억(ICMS)을 저장하는 데 필수적입니다. 에이전틱 AI 시대에는 사용자와의 대화 기록, 작업 이력 등을 영구 보존해야 하므로 낸드의 중요성이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Q. HBF(고대역폭 플래시)가 HBM을 대체할 수 있나요?

A. HBF가 HBM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습니다. 디램과 낸드는 태생적으로 속도 차이가 있으며, 각각의 역할이 다릅니다. HBM은 초고속 연산 처리에 특화되어 있고, HBF는 장기 기억 저장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개선으로 HBF의 속도를 높일 수는 있지만, HBM의 속도를 따라잡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따라서 둘은 상호 보완적인 관계로, AI 시스템에서 각자의 영역을 담당하게 될 것입니다.


Q. 2월 반도체 투자 전략은 어떻게 가져가야 하나요?

A. 1월의 급등 이후 2월은 조정 국면이 예상되므로 추격 매수보다는 분할 매수 전략이 적절합니다. 특히 설 연휴 기간 미국 시장의 변동성에 주의해야 하며, 케빈 워시 리스크와 금리 변동성도 단기 변수입니다. 기존에 반도체 포지션이 없다면 소량씩 나눠서 매수하는 것이 좋고, 이미 수익이 난 경우 무리한 추가 매수는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상반기까지는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전망이 유지되므로, 조정 시 매수 기회로 활용하되 단기 변동성에 흔들리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 
[출처] AI인데 왜 반도체가 빠지지?/매일경제TV: https://www.youtube.com/watch?v=i3jgDjlOpWE